[첫 풀코스 완주] 심장수술 3번 후 2026 JTBC 서울마라톤 5시간 5분 17초 완주 후기

심장수술 3번 후 풀코스 완주, 2026 JTBC 서울마라톤 5시간 5분 17초
심장수술 3번 후 풀코스 완주, 기록 5:05:17

요약: 선천성 심장병으로 심장 수술을 세 번 받은 러너가 2026 JTBC 서울마라톤에서 첫 풀코스(42.195km)를 5시간 5분 17초에 완주했습니다. 비 오는 광화문 출발, 17km 발목 통증과 첫 파스, 30km 첫 쥐와 초코파이, 32km 이후 ‘뇌가 보내는 거짓말’과의 싸움, 그리고 결승선까지의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Trch_K8Ypw
영상으로 보기: 심장수술 3번 후 첫 풀코스, 2026 JTBC 서울마라톤 완주 브이로그

1. 대회 전날, 레이스팩 수령

이번 대회는 친구와 함께 참가했습니다. 친구는 10km, 저는 풀코스였습니다. 대회 전날 엑스포에서 배번과 레이스팩을 받았는데, 레이스팩에는 에너지젤, 파스, 짐 보관 비닐이 들어 있었고 기념품은 싱글렛이었습니다.

싱글렛을 입어 보니 가슴 흉터가 그대로 다 보였습니다. 잠깐 고민했지만, 결국 다음 날 그 싱글렛을 입고 끝까지 달렸습니다. 저녁에는 친구와 한강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목표를 하나로 정했습니다. “컷오프 안에만 들어오자.”

2. 비 오는 광화문에서 출발

대회 당일, 같은 대회인데 출발지와 도착지가 달라 친구와는 망원역에서 헤어졌습니다. 광화문에는 비가 꽤 많이 내리고 있었고, 사람은 많고 춥고 긴장됐습니다.

비 오는 날, 나의 첫 풀코스 대회

비 오는 광화문, JTBC 서울마라톤 출발 대기
비 오는 광화문, 출발을 기다리며

3. 5km~하프: 천천히 오래 가는 전략

5km를 지나자 몸이 풀리면서 추위가 가셨습니다. 페이스는 1km당 6분 30초 정도로 잡고, 기록보다 끝까지 가는 데 집중했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7km 지점에서 첫 보급을 미리 먹었습니다. 보급 타이밍은 마라톤 보급 가이드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그런데 17~18km쯤부터 발목 통증이 시작됐고 페이스가 확 떨어졌습니다. 마라톤을 하면서 처음으로 파스를 뿌렸고, 그렇게 버텨 하프를 통과했습니다.

무릎과 발목에 테이핑을 하고 달리는 모습
무릎과 발목에 테이핑을 하고 달리는 중 (대회 공식 사진)

4. 27km~30km: 처음 겪어 본 쥐

27km 다리 구간에서는 발목과 무릎이 함께 아파 왔습니다. 파스를 뿌리고 또 뿌리며 조금씩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30km에서 갑자기 다리 한쪽에 쥐가 났습니다. 태어나 처음 겪는 쥐였습니다.

억지로 뛰지 않고 걸으면서 풀어 주다가, 길에서 나눠 주시는 초코파이를 하나 받았습니다. 목이 막혀 한입밖에 못 먹었는데도 신기하게 조금 풀렸습니다.

30km 첫 쥐, 초코파이 한입
30km, 목이 막혀서 딱 한입만

5. 32km: 센트럴 거버너, 뇌가 보내는 거짓말

32km부터는 허벅지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때 떠오른 것이 센트럴 거버너 이론이었습니다. 몸이 진짜 한계에 닿기 전에 뇌가 먼저 “이제 그만”이라는 신호를 보낸다는 이론입니다.

“이건 뇌가 보내는 거짓말이다. 정신 차려. 가자!”

혼자 계속 외치며 달렸습니다. 올림픽공원이 보이기 시작했고, 옆을 지나가는 5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잡겠다고 다시 다리를 움직였습니다.

6. 결승선, 5시간 5분 17초

마지막 우회전을 돌자 결승선이 보였습니다. “진짜 다 왔다.” 기록은 5시간 5분 17초, 첫 풀코스 완주였습니다.

JTBC 서울마라톤 결승선 앞
결승선 앞에서 (대회 공식 사진)

10km를 뛴 친구도 무사히 완주했습니다. 같이 와 준 친구에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메달은 생각보다 묵직했고, 목에 걸린 메달을 보고 있어도 아직도 제가 풀코스를 완주했다는 게 믿기지 않고 가슴이 벅찹니다.

친구와 함께 받은 JTBC 서울마라톤 완주 메달
친구와 함께, 완주 메달
풀코스 42.195 메달과 10K 메달
풀코스 42.195 메달과 친구의 10K 메달

대회가 끝난 뒤에는 사우나를 하고 커피 한잔을 마신 뒤 대구로 내려왔습니다. 완주 직후 회복 방법은 마라톤 완주 후 회복법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7. 심장 수술 4년, 그리고 첫 풀코스

심장 수술에서 첫 풀코스까지 연표
2022년 심장 수술부터 2026년 첫 풀코스까지

4년 전 심장 수술을 받은 뒤, 가만히 회복만 기다리면 좋아질 줄 알고 2년을 그냥 보냈습니다. 살은 점점 찌고 예전처럼 술과 담배를 다시 하면서, 문득 ‘이대로 살다가는 진짜 죽겠구나’ 싶어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살기 위해 작년에 무작정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2~3km만 뛰어도 숨이 턱 끝까지 찼습니다. “걷지만 말자, 100m만 더 가 보자”며 한 걸음씩 더한 것이 올해 3월 첫 하프, 그리고 첫 풀코스 완주로 이어졌습니다. 그 사이의 변화는 선천성 심장병 러너의 정기검진 기록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이, 사실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이더라고요.

건강 문제든 어떤 문제든 하루하루 버티기 힘드신 분이 계시다면,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고 오늘 할 수 있는 한 걸음부터 시작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심장 수술을 세 번 받고 무너졌던 저도 결국 해냈습니다. 여러분도 어떤 도전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끝까지 응원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 많이 힘드시더라도 포기하지 마세요. 끝까지 가면 결승선은 반드시 나옵니다. 여러분의 다시 시작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첫 풀코스 페이스는 어떻게 잡았나요?

1km당 6분 30초 정도로, 기록보다 완주를 목표로 천천히 잡았습니다. 17km 이후 발목 통증으로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Q2. 보급은 어떻게 했나요?

7km마다 에너지젤을 하나씩 먹었고, 급수대에서는 물 한 번, 이온음료 한 번씩 번갈아 가며 마셨습니다. 30km에서 쥐가 났을 때는 길에서 받은 초코파이 한입이 큰 힘이 됐습니다.

Q3. 대회 중 쥐가 났을 때는 어떻게 했나요?

억지로 뛰지 않고 걸으면서 풀어 줬습니다. 조금 풀리면 천천히 다시 뛰고, 또 올라오려 하면 속도를 줄이는 식으로 결승선까지 갔습니다.

Q4.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얼마 만에 풀코스를 뛰었나요?

처음엔 1km당 8분 정도의 느린 페이스로도 2~3km를 한 번에 못 뛰고 중간에 2~3번 정도 쉬어 가며 뛰었습니다. 2025년 4월에 달리기를 시작해 약 1년 만인 2026년 3월에 첫 하프를, 1년 7개월 만인 2026년 11월에 첫 풀코스를 완주했습니다.

Q5. 심장 수술을 받았어도 마라톤을 할 수 있나요?

심장 상태는 사람마다 달라 누구에게나 같은 답은 없습니다. 저는 정기검진으로 심장 상태와 운동 능력을 확인하며 거리를 조금씩 늘려 왔습니다. 시작 전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세요.

※ 이 글은 개인의 대회 경험을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심장질환이 있다면 운동 전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하고, 운동 중 가슴 통증·어지럼증·심한 숨참이 있으면 즉시 멈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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